두 번째 프로젝트: 소개팅 연락 평가 (1편) - 모든 것은 해커톤에서 시작되었다

소개팅 연락 평가 홈페이지

'바다거북 스프' 프로젝트를 통해 저희는 AI의 명확한 한계와 비용이라는 현실적인 벽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저희에게 다시 한번 열정을 불태울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바로 '해커톤'이었습니다. 저희의 두 번째 프로젝트는 그렇게 뜨거운 열기 속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 일지는 저희가 함께 밤을 새우며 몰입했던 횟수를 따라 1, 2, 3편으로 나누어 기록해 보려 합니다. 이것은 그 첫 번째 밤샘의 기록입니다.

아이디어의 사막을 헤매다

해커톤의 시작과 함께 저희는 자신만만했습니다. 하지만 그 자신감은 아이디어 선정 단계에서부터 처참하게 무너졌습니다. 역시 개발자 두 명이 머리를 맞대고 세상을 바꿀 만한 아이디어를 짜내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기술적으로 '어떻게' 만들지는 논의할 수 있었지만, 정작 '무엇을' 만들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몇 시간을 투자해 수많은 아이디어를 냈지만, 둘 중 한 명은 고개를 갸웃거리는 상황의 연속. 시간은 흐르고, 해커톤의 밤은 깊어지고, 저희는 아이디어의 사막 한가운데서 길을 잃은 듯 막막했습니다.

한 줄기 빛: "이걸로 한번 해볼까?"

지쳐갈 때쯤, 저희는 기술적인 관점에서 벗어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저희 둘이 공통적으로 가장 격하게 공감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를 떠올렸습니다. 바로 '소개팅'과 '연락'이었습니다.

"소개팅 후에 나눈 카톡 대화, 이거 잘한 걸까? 못한 걸까?" "이때 이렇게 답장했어야 했나?"

이런 고민은 저희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은 해봤을 법한 이야기였습니다. 그 순간, 아이디어가 번개처럼 스쳤습니다.

우리가 나눈 소개팅 카톡 대화를 AI에게 보여주고, 점수와 함께 냉정한 평가를 받아보면 어떨까?

이 아이디어는 기술적으로도 흥미로웠고, 무엇보다 저희 스스로가 너무나 사용해보고 싶은 서비스였습니다.

"이거다!" 확신이 든 순간: Gemini와의 첫 만남

저희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구글 AI Studio를 열고, Gemini를 대상으로 간단한 시스템 프롬프트를 작성했습니다.

"너는 연애 컨설턴트야. 사용자가 제공하는 소개팅 대화를 분석해서, 대화의 문제점, 개선점, 그리고 전반적인 매력도를 점수로 평가해 줘."

그리고 실제 저희가 나눴던 (혹은 상상 속의) 대화를 붙여넣고 결과를 확인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저희의 예상을 뛰어넘는 날카로운 분석과 재치 있는 평가가 돌아왔습니다.

어느새 저희 둘은 AI의 평가에 과몰입해서, 여기선 이렇게 답장했어야지!, 아니야, 이럴 땐 이모티콘을 하나 보내는 게 국룰이야 하면서 다음 답장을 함께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실제 소개팅 상황을 코칭하는 친구들처럼요.

그 모습을 보고 저희는 박장대소를 했습니다. 저희 스스로가 이렇게 순식간에 몰입하고 즐기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 아이디어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증거였습니다. 이 짧은 테스트를 통해 저희는 이 모델이 사람들에게 재미와 가치를 동시에 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어긋난 설계도, 그리고 다음을 기약하며

그렇게 저희는 성공을 예감하며 첫날 밤을 새웠습니다. 다음 날, 저희는 구체적인 개발에 착수하기 위해 Canvas에 각자의 요구사항을 정리하고 간단한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바로 여기서 첫 번째 문제가 터졌습니다. 밤샘의 흥분 속에서는 같아 보였던 저희 둘의 생각이, 막상 상세 스펙으로 들어가니 미묘하게 어긋나 있었던 것입니다.

이대로 각자 다른 코드를 쌓아 올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어설프게 미완의 개발을 이어가는 대신, 저희는 과감히 노트북을 닫았습니다.

그리고 결정했습니다. 우리가 처음 느꼈던 아이디어의 엄청난 확신과 재미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또 한 번의 집중된 시간이 필요하다고. 그렇게 저희는 이 어긋난 설계도를 하나로 합치고 제대로 된 시작을 하기 위한 우리만의 2차 해커톤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두 번째 밤샘의 기록은 2편에서 이어집니다.